현대문학으로의 전환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단편, 「이블린」(“Eveline”)의 한국어 번역본이 상세한 작품해설, 영어원본, 영한 대역과 함께 있다. 그냥 순서대로 읽어 가면, 1단계 번역본, 2단계 작품해설, 3단계 영어원본, 4단계 영한 대역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 작품에 대해 완전히 해독하게 된다. 그로 인해, 겉으로 드러난 작품의 모습,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문법적 번역의 한계, 그 너머를 체험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이블린 힐은 자기 집 창가에 앉아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길거리를 내다본다. 지금은 새 집들이 들어섰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놀았던 공터였다. 생각에 잠겨 그녀는 함께 살고 있는, 때로 난폭해지는 아버지를 생각하고, 상점에서 일하고 아버지와 동생들을 돌보며 집안 살림까지 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으로 시달리는 힘든 삶도 생각한다. 그녀는 이런 삶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그녀에게는 책임을 다하는 딸로서 집에 남느냐, 애인과 더블린을 떠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 지은이: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1941)는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소설가, 시인, 극작가로,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삶을 아일랜드 밖에서 보냈지만, 그의 정신적이고 가상적인 세계는 그의 고향인 아일랜드 더블린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 전 작품을 통해 아일랜드와 더블린에 대한 주제를 그리고 있다. 작품을 통해 아일랜드 사람들의 편협함과 지방주의, 냉소적이고 우울한 모습과 당시의 각박했던 사회적, 정치적, 문화상을 그려내고 있으며, 어느 순간 깨달음에 이르는 계시적 의미를 지닌 에피퍼니(epiphany)의 소설 이론을 보여주고 있다. 의식의 흐름기법을 사용해 인간 내면의 심리갈등 등을 묘사하는 능력이 탁월했으며, 장편소설들에서는 실험적인 언어사용과 새로운 문학양식을 개척하기도 했다. 단편작가로서도 명성이 높은데, 단편집으로 『더블린 사람들』 (Dubliners)이 있다. 또한 장편소설로 반자서적인 『젊은 예술가의 초상』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그의 최고의 대작이라 불리는 『율리시스』 (Ulysses), 『피네간의 경야』 (Finnegans Wake) 등이 있다.
* 옮긴이: 윤명옥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시창작과 영어를 공부했다. 홍익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한 후, 인천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근무했다. 저서로 『캐나다 고전문학의 어머니, 마거릿 로렌스』, 『문학 속에서 도시를 읽는 세 가지 방식』, 『에밀리 디킨슨의 시세계』, 『역설, 공존, 병치의 미학: 존 키츠 시 읽기』 등 20여권이 있다. 우리말 번역서로 『나의 안토니아』,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에밀리 디킨슨 시선: 초롱꽃이 벌 연인에게』, 『존 던 시선: 사랑의 연금술』, 『키츠 시선』 등 40여권이 있으며, 영어 번역서로 『A Poet’s Liver』, 『Dancing Alone』, 『The Hunchback Dancer』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