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있어 간결하고도 딱딱한 기사 같은 독특한 문체를 통해 현대문학에 대단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유명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단편, 「대지를 뒤덮은 눈」(“Cross Country Snow”)의 한국어 번역본이 상세한 작품해설, 영어원본, 영한 대역과 함께 있다. 그냥 순서대로 읽어 가면, 1단계 번역본, 2단계 작품해설, 3단계 영어원본, 4단계 영한 대역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 작품에 대해 완전히 해독하게 된다. 그로 인해, 겉으로 드러난 작품의 모습,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문법적 번역의 한계, 그 너머를 체험하게 된다.
실제로 작가 헤밍웨이는 1920년대에 《토론토 스타》(Toronto Star) 지의 해외통신원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그의 첫 번째 아내인 해들리(Hadley Richardson Hemingway)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때 스키를 배우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의 알프스 산에서 스키 타기를 즐겼다. 그러므로 이 작품 역시 헤밍웨이의 또 다른 경험에서 우러나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닉 애담스가 헤밍웨이의 다른 단편들에서도 그 자신의 제2의 자아인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닉 애담스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 작품 역시 헤밍웨이의 ‘빙산 이론’ (Iceberg Theory)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등장인물들과 사물들에 대한 묘사는 매우 짧다. 그 행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찾아야 하는 것은 역시 독자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단편의 대가’라고 불리는 헤밍웨이의 모든 단편들이 그렇듯이, 그만큼 여백이 많기 때문에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의 여지를 많이 주는 재미도 있다.
* 지은이: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 개인적으로 사냥과 낚시, 스키, 투우 등 매우 모험적인 취미생활을 즐겼으며, 전쟁에도 관심이 매우 많았다. 그는 자신이 좋아할 뿐 아니라 문학적 경험을 위해서도 이런 활동들을 즐겼다. 글쓰기에 있어 간결하고도 딱딱한 기사 같은 ‘하드보일드 스타일’(Hard-boiled Style)이라는 독특한 문체를 선보임으로써 이런 특성에 있어서는 그를 능가할 작가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강하고 대담한 이런 문체의 이면에 매우 섬세한 감수성이 깔려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소설로는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등이 있고,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 옮긴이: 윤명옥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시창작과 영어를 공부했다. 홍익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한 후, 인천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근무했다. 저서로 『캐나다 고전문학의 어머니, 마거릿 로렌스』, 『문학 속에서 도시를 읽는 세 가지 방식』, 『에밀리 디킨슨의 시세계』, 『역설, 공존, 병치의 미학: 존 키츠 시 읽기』 등 20여권이 있다. 우리말 번역서로 『나의 안토니아』,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에밀리 디킨슨 시선: 초롱꽃이 벌 연인에게』, 『존 던 시선: 사랑의 연금술』, 『키츠 시선』 등 40여권이 있으며, 영어 번역서로 『A Poet’s Liver』, 『Dancing Alone』, 『The Hunchback Dancer』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