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로버트 번스의 시 56편을 번역해서 수록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인들이 사랑하는, 스코틀랜드의 문화적 아이콘이자 국민시인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 1759-1796)는 신고전주의가 쇠퇴할 때부터 낭만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에 살았던 농부시인이자 음유시인(bard)이자 서정시인으로 낭만주의 운동의 선구자이자 자유주의, 사회주의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18세기 신고전주의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는 18세기 후반 영국 시단에 지속되어온 형식적이고 정형화된 시어와 한정된 시 형식과 달리, 대담하게 시에 일상 언어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의 스타일, 문체 등은 즉흥적인 자발성과 직접성이 있으며, 성실성이 있고, 서정시의 범주부터 유머가 깃든 것, 풍자가 있는 것까지 다양한 범주를 아우르고 있다.
따라서 18세기 영국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영국의 낭만시인들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셸리(Percy Bysshe Shelley)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면서 영국 낭만주의의 태동에 한 몫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그의 전파력은 미국 작가로는 특히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밥 딜런(Bob Dylan), 샐린저(J. D. Salinger)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로버트 번스는 스코틀랜드 국민시인 이상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대영제국의 아이콘이 되기도 하지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번스 클럽”(Burns Club)이 있고, 그의 작품들은 여러 나라에서 애송되거나 읽히고 있으며, 그의 동상은 여러 나라에 세워져 있기도 하다.
지은이 로버트 번스:
1759년 1월 25일 스코틀랜드(Scotland)의 사우쓰 에어셔(South Aryshire)의 앨러웨이(Alloway)에서 태어났다. 그는 가난해서 자메이카로 이민 갈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스물일곱 살이던 1786년에 그의 첫 시집 『주로 스코틀랜드 사투리로 쓴 시』(Poems, Chiefly in the Scottish Dialect)(Kilmarnock Volume)를 출간했다. 그런데 이 시집은 뜻밖에도 초판 600부가 금세 팔리면서 성공을 거두게 되어 번스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로써 그는 불과 스물일곱 살의 나이에 스코틀랜드에서 유명인사가 되었으며, 이후 많은 시들을 썼지만, 서른일곱 살의 젊은 나이에 심장병으로 죽었다. 그는 오늘날에도 스코틀랜드에서 대단한 국민시인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는 국가적으로 스코틀랜드의 카리마스적인 존재가 되었으며, 스코틀랜드 문학은 물론 세계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옮긴이 윤명옥: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에서 시창작과 영어를 공부했다. 홍익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한 후, 인천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근무했다. 저서로 『에밀리 디킨슨의 시세계』, 『D. H. 로런스의 시세계』, 『역설, 공존, 병치의 미학: 존 키츠 시 읽기』, 『토머스 하디의 시세계』 등 다수가 있다. 우리말 번역서로 『디킨슨 시선: 초롱꽃이 벌 연인에게』, 『존 던 시선: 사랑의 연금술』, 『키츠 시선』, 『휘트먼 시선』,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등 20여권이 있으며, 영어 번역서로 『A Poet’s Liver』, 『Dancing Alone』, 『The Hunchback Dancer』 등 다수가 있다. 또한 ≪시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후, 우리말 시집으로 『거미 배우』, 『빛의 실타래로 풀리는 향기』 등 다수가 있고,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시집으로 『The Core of Love』, 『Under the Dark Green Shadows』가 있다.